진리는 멀리 있지 않다 : 《인간이 그리는 무늬》가 말하는 '지금, 여기'의 삶
오늘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석 님의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는 늘 거창한 이상과 완벽한 정답을 찾아 헤맵니다.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성공에 이르는 것일까?
최진석 교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읽으며, 이전에 읽었던 《선문답에서 배우는 선의 지혜》와 마이클 싱어의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라는 책의 메시지가 하나의 큰 줄기로 맞닿아 있음을 깊이 실감하게 되더라구요.
이 세권의 책이 공통으로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단하나입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서, 누구의 무늬를 그리며 살고 있습니까?"
1. 인문(人文)이란 무엇인가 : 인간이 그리는 무늬
'문(文)은 원래 '무늬'라는 뜻입니다. 옷감에 저마다의 고유한 결이 새겨져 있듯, 인간 역시 각자의 삶에서 고유한 궤적과 동선을 그려나갑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들어다보는 과정입니다.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서 자기 삶을 자기가 끌고 가는 사람한테는 카리스마가 생기고 향기가 나게 마련입니다. 대중들은 그 향기를 따라서 믿고 가는 겁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종종 세상이 요구하는 정형화된 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춥니다. 그러나 진정한 인문학적 사유는 외부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내가 그려내는 고유한 무늬와 결을 자각하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2. "진리가 무엇이냐고? 그릇이나 씻어라"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울림은 바로 선사들의 일상적 깨달음입니다.
- 새로운 방장으로 취임하는 날 아침, 상서로운 조짐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문 앞의 눈을 쓸었네"라고 말한 진적선사
- 하안거를 마친 제자가 "땅을 갈고 수수를 뿌렸다"고 답하자 여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칭찬한 위산선사
- 진리를 가르쳐달라는 제자에게 " 밥 먹었으면 그릇이나 씻어라"라고 일갈한 조주선사
우리는 흔희 '진리'라고 하면 일상을 초월한 저 높은 관념의 세계 어딘가에 따로 존재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선사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진리는 '저기'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밥 먹고 설거지하고 마당을 쓰는 구체적인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루 종일 봄 찾아 허둥댔으나 보지 못했네
짚신이 닳도록 먼 산 구름 덮인 곳까지 헤맸네
지쳐 돌아오니 창 앞 매화 향기 미소가 가득
봄은 벌써 그 가지에 매달려 있었네"
먼 산 헤매다 돌아와 집 앞 매화나무 가지에서 봄을 발견한 시인의 노래처럼, 우리가 찾아 헤매는 진리 또한 이미 내 삶의 한가운데, 지금! 현재에 오롯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세권이 책이 말하는 하나의 진실 : 현재에 온전히 머물기
이 메시지는 《선문답에서 배우는 선의 지혜》와 마이클 싱어의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와도 완벽하게 궤를 같이 합니다.
- 《선문답에서 배우는 선의 지혜》는 끝없는 번뇌와 관념을 내려놓고, 지금 눈앞에 마주한 일상의 본질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가르칩니다.
- 《삶이 당신보다 더 잘안다》의 마이클 싱어 역시 내가 억지로 미래를 통제하거나 저 멀리서 해답을 찾으려 애쓸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삶의 거대한 흐름을 신뢰하고, 지금 내 앞에 펼쳐진 현실에 온전히 내 맡길때 삶이 가장 온전한 길로 이끌어준다는 것입니다.
4. 곤(鯤)에서 붕(鵬)으로 : 기존의 나와 결별하는 용기
맺음말 : 오늘 내가 마주한 일상이 곧 가장 귀한 무늬
진리는 저 멀리 거창한 관념이나 교리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우리는 하늘을 보며 "왜 하필 오늘..내가 나갈때 비가 오지?" 라며 날씨를 원망합니다. 그때 속으로 생각하지요? 다른날 비가 오지 왜 하필...즉 날씨를 자기의 상황이나 의지에 맞춰 해석해 버린겁니다.
하지만 그날 그 순간에 비를 맞는 것이 바로 '진리'입니다. 그걸 인정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불안도 없어집니다. 상황을 내 기준에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고, 지금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그릇을 씻고, 마당을 쓰는 것)이 바로 참된 자유이자 진리입니다.
오늘 내가 살아내는 이 충실한 현재가 모여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나만의 무늬'가 완성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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