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책 리뷰] 『장사의 신: 실전편』 - 불황에도 줄 서는 가게를 만드는 디테일의 힘

이미지
"왜 어떤 가게는 장기 불황 속에서도 손님이 줄을 잇고, 어떤 가게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조용히 문을 닫는 걸까요?"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고객을 만나는 저 역시 매일 가슴속에 품고 있는 질문입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많은 자영업자분들이 "어떤 아이템을 해야 돈이 될까?", "어떻게 해야 대박이 날까?"만을 치열하게 고민하곤 합니다. 하지만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이자 ‘이자카야의 신’으로 불리는 우노 다카시는 전혀 다른 방향의 질문을 던집니다. "어떤 가게를 해야 내가 진심으로 즐거울 수 있을까?" 그의 대답은 얼핏 우문현답처럼 들리지만, 비즈니스의 가장 깊은 본질을 꿰뚫고 있습니다. 돈만을 쫓아 장사를 시작하면 작은 위기에도 쉽게 지치고 조급해집니다. 반면 내가 일 자체를 즐기고 진심으로 손님을 맞이할 때 매장에는 활기가 돌고, 손님이 모여들며 돈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오게 됩니다. 우노 다카시의 『장사의 신: 실전편』 (쌤앤파커스)은 전작에서 전했던 마인드셋을 넘어, '망하지 않고 10년, 20년 지속되는 가게를 만드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과 디테일' 을 오롯이 담아낸 책입니다. 불황을 이겨내는 단단한 힌트를 찾고 계신 분들을 위해 책의 핵심과 저의 생각을 함께 정리해 봅니다. 1. 가게가 안 되는 이유는 경기 탓이 아니다 우노 다카시가 책 전체를 관통하며 강조하는 핵심 명제는 매우 명확합니다. 핵심 명제: "가게가 잘되지 않는 이유는 바깥 경기 탓이 아니라, 반드시 가게 안에 있다." 핵심 질문: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문을 닫고 나갈 때까지, 우리는 손님에게 어떤 기분을 선물했는가?" 우리는 흔히 불경기를 탓하고, 좋지 않은 상권을 탓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외부 환경만을 탓하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고 단언합니다. 손님이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우리가 건넨 표정...

[책 리뷰] 최진석 『건너가는 자』 – 타인의 답을 벗어나 나만의 경전을 쓰는 삶

이미지
▲ 최진석 교수의 『건너가는 자』 (쌤앤파커스) 우리는 흔히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이라는 말을 씁니다. 하지만 이 말의 깊은 뜻을 온전히 이해하며 쓰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만함이나 독선으로 오해받기 쉬운 이 문장의 본래 의미를 최진석 교수의 『건너가는 자』를 통해 다시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 『건너가는 자』 본문 - 천상천하 유아독존과 주체적인 삶 "자신을 지키는 '나'라면 경전을 읽고도 경전의 글자만을 따라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숭배하지 않고 '자신만의 경전'을 쓰려고 '자신만의 길'을 나서겠지요. 붓다도 아니고 조사도 아니고, 이념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관념도 아니고 오직 자기 자신을 가장 존귀한 자리에 둬야 하지요." 결국 내가 내 삶의 주체 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어떤 위대한 사상이나 타인의 시선보다 '내 존재'를 가장 존귀한 자리에 두고, 수동적인 추종자가 아닌 주체적인 삶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것.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강렬한 화두입니다. 1. 우리는 누구의 답을 살고 있는가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다 보면, 문득 열심히 달리고 있으면서도 "이 삶이 정말 내 것인가?" 라는 공허함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철학자 최진석은 바로 이러한 삶의 정체 상태를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이미 만들어진 규칙의 편리한 소비자로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불확실하더라도 나만의 기준을 세워 나아갈 것인가를 묻습니다. 2. '대답하는 사람'에서 '질문하는 사람'으로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의식의 전환은 '대답'에서 '질문'으로의 이동 입니다. 시험을 치르듯 세상이 낸 문제에 모범 답안만 외워 제출하는 태도는 우리를 종속적인 존재로 만듭니다. 반면, 삶을 향해 ...

[도서 리뷰] 《주식투자 단기트레이딩의 정석》 실전 적용기: 직장인의 8주 트레이딩 로드맵과 1,000만 주 수급 분석

이미지
단기매매(단타)를 흔히 운이나 도박으로 치부하곤 합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수십 년간 생존하며 계좌를 불려온 실전 고수들의 매매는 철저한 통계, 확률, 그리고 엄격한 손익비 관리에 기반합니다. 주식 입문 단계에서 유목민 저자의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에 이어 12번째 책으로 읽게 된 강창권 저자의 《주식투자 단기트레이딩의 정석》 은 지표 중심의 박제된 차트 강의가 아닌, "돈이 모이는 곳에서만 싸운다" 는 트레이더의 기본 원칙을 직관적으로 짚어준 책입니다. 단순 독서에 그치지 않고, 직장인인 제가 책의 핵심 이론을 바탕으로 수립한 8주 실행 로드맵 과 실제 시장 관찰 데이터(2026년 9월 16일 기준) 를 정리하여 기록합니다. 1. 책의 핵심: 단기 트레이딩을 지배하는 3대 원칙 ① 시장 주도주와 유동성(거래대금) 유동성이 없는 종목은 쳐다보지 않는다: 단기 트레이딩의 본질은 빠른 회전과 안전한 탈출입니다. 하루 거래대금이 수백억~수천억 원 이상 터지는 주도 섹터의 대장주에서 매매해야 호가 공백으로 인한 급락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재료의 크기와 지속성: 단순 찌라시성 일회성 호재인지, 정책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물린 구조적 이슈인지 판별해야 첫 장대양봉 이후 횡보 구간(눌림목)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② 승률을 결정하는 실전 타점 돌파 매매: 직전 저항선을 뚫어내는 시점의 체결강도, 호가창 매도/매수 잔량의 역전 현상, 거래량 회전율을 통해 가짜 돌파(Fake)를 걸러냅니다. 눌림목 매매: 주도주가 첫 급등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며 핵심 지지 라인(5일선·10일선, 전고점 지지대)을 테스트할 때 분할 진입하는 정석 패턴을 강조합니다. ③ 리스크 관리와 손익비(Risk/Reward Ratio) 진입 전 손절 기준 확정: 매수 주문을 넣기 전 이미 기계적으로 잘라낼 가격(예: 특정 이평선 이탈, 당일 시초가 하회)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입니다. 비...

[책 리뷰]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 오프라인 매장 사장이자 블로거가 읽은 장사의 본질

이미지
명절 때가 되면 저는 언제나 활기찬 전통시장(재래시장)을 찾곤 합니다.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눈길이 머무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 집은 왜 이렇게 줄을 설까?" "반대로 저 가게는 물건이 좋은데 왜 손님이 없을까?" "오랜 세월 살아남아 손님을 끌어당기는 가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저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블로그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매장은 1층 로드숍처럼 지나가는 손님이 자연스럽게 쏟아져 들어오는 입지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매장을 찾아온 손님이 7초 만에 돌아서 나가지 않도록 체류 시간을 늘리는 공간 설계 , 그리고 블로그에서도 독자가 이탈하지 않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가독성 높은 소제목과 간결한 정보를 배치하는 일 에 늘 진심이었습니다. 이랑주 작가의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은 저의 이러한 오랜 고민에 명쾌한 해답과 위로를 건네준 책입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수십 년, 수백 년을 버텨낸 시장과 가게들의 사례를 통해 제가 배우고 느낀 6가지 생존의 법칙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인생은 속도보다 각도다 유럽의 오랜 상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팝니다." 영국 런던의 버러 마켓 (Borough Market) 이곳의 식재료 생산자들은 손님에게 단순히 채소를 건네지 않습니다. 버섯을 파는 상인은 버섯을 가장 풍미 있게 요리하는 레시피와 보관법을 친절히 전수합니다. 상인들의 이러한 노하우가 모여 출간된 책이 바로 《버러 마켓 요리책》입니다. 폴란드 크라쿠프 중앙시장 '적당히 만들어서 적당히 팔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통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제품은 시장에서 적당한 취급을 받으며 결국 도태됩니다. 이익을 셈하기보다 묵묵하고 행복하게 뜨개질을 이어가는 ...

[책 리뷰] 50대 자영업자가 주식을 시작하며 읽은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실전 요약과 8주 실행 로드맵

이미지
경기가 예전 같지 않고 매장의 매출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문득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매달 일정한 고정 수입이 조금이라도 더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라는 고민 끝에 주식 시장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 못지않게 "원금을 잃었다", "본전도 못 건졌다"는 소리를 들으니 섣불리 시작하기 두려웠습니다. 소중한 자산을 지키면서도 현실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칙 있는 공부'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첫걸음으로 집어 든 책이 바로 유목민 저자의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입니다. 30대 중반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가 480만 원의 시드머니로 수십억 원의 자산을 만든 실전 매매 기록인데, 직장인이나 가게를 운영하며 시간을 쪼개야 하는 사람들에게 와닿는 현실적인 조언이 가득했습니다. 책의 핵심 원칙과 제가 앞으로 지켜나갈 실전 계획을 정리해 봅니다. ▲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리마스터 에디션 – 직접 꼼꼼히 읽으며 정리한 흔적 1.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회전율 중심 매매'를 해야 하는 이유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본문 중 – 치열했던 공부와 복기의 중요성 많은 투자 대가들이 워런 버핏식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자본과 시간이 제한적인 개인투자자에게 무조건적인 장기투자는 오히려 기회비용을 낭비하는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본의 크기와 회전율: 500만 원으로 10% 수익을 내면 50만 원에 불과하지만, 원금을 지키며 빠른 회전율로 수익을 누적해 복리 효과를 만들어야 시드머니가 불어납니다. 비자발적 장기보유 방지: 하락장에서도 마냥 오르기만을 기다리며 물려있는 것보다,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수익을 확정 짓거나 손절하여 자금을 순환시키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2. 유목민의 실전 매매 3대 원칙 (매수 전 ...

보는 순간 사고 싶게 만드는 10가지 시각 전략: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서평과 투자 관점의 연결

이미지
 안녕하세요. 일상의 배움을 부의 지혜로 엮어가는 책읽는부자입니다. 최근 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주식 투자와 자본의 흐름입니다. 시장의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실전 매매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 다양한 투자 서적을 탐독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 단기 매매와 독립적인 현금 흐름을 다룬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를 읽던 중, 시야를 완전히 바꿔놓는 구절 하나를 만났습니다. "내가 접하는 모든 지식은 투자 수익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의 철학과 함께 제시된 이 문장은 단순한 격언을 넘어, 제가 세상을 관찰하는 기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소비 경험, 기업이 제품을 진열하는 방식, 고객의 시선을 끄는 디자인 하나까지도 모두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이 통찰을 곱씹다 보니 자연스레 이랑주 대표의 명저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과거 비주얼 머천다이징(VMD)과 시각 마케팅 관점에서 흥미롭게 읽었던 이 책을 '기업의 경쟁력과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투자의 눈으로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지갑을 무의식중에 열게 만드는 10가지 법칙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를 비즈니스와 투자 관점으로 재해석해 정리합니다. 1. 고객의 시선과 지갑을 여는 비주얼 마케팅 10가지 핵심 법칙 법칙 1. 좋아 보이는 것은 잊히지 않는다 (반복의 법칙) 인간의 뇌는 한 번 본 시각 정보는 쉽게 망각하지만, 일정한 리듬으로 3회 이상 노출된 시각 단서는 장기 기억으로 전환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스킨라빈스의 시그니처 핑크색입니다. 배스킨라빈스는 단순히 간판에만 핑크색을 쓰는 것이 아니라 스푼, 아이스크림 컵, 직원 유니폼, 매장 인테리어 패턴 등 다양한 접점에서 핑크를 반복합니다. 일관된 시각적 합창은 고객의 머릿속에 브랜드 정체성을 강력하게 각인시킵니다. 법칙 2. 마법을 부리는 어울림의 비율 (70 : 25 : 5의 법칙) 조화롭고 세련된 느...

벽돌책 《일론 머스크》 완독 후기 : 아이의 미래에서 발견한 한 사람의 집념과 실행력

이미지
 1. 프롤로그 : 상호대차로 마주한 벽돌책, 그리고 시작된 호기심 집 근처 도서관에 책이 없어 상호대차 신청해서 받아든 《일론 머스크》(월터 아이작슨 저).  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두툼한 두께를 보고 "아,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벽돌책이구나!" 하며 절로 감탄이 나오더라구요. 내가 이 두꺼운 책을 꼭 완독하고 싶었던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해양대에 진학해 앞으로 HMM 같은 대형 선박 승선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를 타면 기본 3개월 이상 망망대해에 머물러야 하고, 외부와 연락이나 인터넷조차 원활하지 않아 고립감으로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모로서 마음 한구석에 늘 걱정과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 덕분에 망망대해에서도 초고속 위성 인터넷이 터져 승선 생활이 훨씬 수월해졌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의 삶과 안전, 일상에까지 직접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물,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의 생각이 몹시 궁금해져 이 두꺼운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2. 책 속에서 발견한 인상 깊은 순간들 :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집념 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면돌파 (스페이스X) 머스크의 여정은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렴한 로켓을 구하러 러시아까지 갔지만 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좌절하는 대신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만든다"라며 로켓 제작에 뛰어듭니다. 수많은 폭발과 실패 속에서도 그는 결코 멈추지 않았고 끝내 '펠컨 1호'를 우주로 쏘아 올렸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조립 현상을 지휘하던 그의 모습이었습니다. "엔지니어인 여러분이 생산 프로세스를 책임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설계에 따라 생산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면, 설계를 변경해야 합니다." ...

진리는 멀리 있지 않다 : 《인간이 그리는 무늬》가 말하는 '지금, 여기'의 삶

이미지
오늘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석 님의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는 늘 거창한 이상과 완벽한 정답을 찾아 헤맵니다.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성공에 이르는 것일까? 최진석 교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읽으며, 이전에 읽었던 《선문답에서 배우는 선의 지혜》와 마이클 싱어의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라는 책의 메시지가 하나의 큰 줄기로 맞닿아 있음을 깊이 실감하게 되더라구요. 이 세권의 책이 공통으로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단하나입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서, 누구의 무늬를 그리며 살고 있습니까?" 1. 인문(人文)이란 무엇인가 : 인간이 그리는 무늬 '문(文)은 원래 '무늬'라는 뜻입니다. 옷감에 저마다의 고유한 결이 새겨져 있듯, 인간 역시 각자의 삶에서 고유한 궤적과 동선을 그려나갑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들어다보는 과정입니다.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서 자기 삶을 자기가 끌고 가는 사람한테는 카리스마가 생기고 향기가 나게 마련입니다. 대중들은 그 향기를 따라서 믿고 가는 겁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종종 세상이 요구하는 정형화된 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춥니다. 그러나 진정한 인문학적 사유는 외부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내가 그려내는 고유한 무늬와 결을 자각하고 인정하는 것 에서 시작됩니다. 2. "진리가 무엇이냐고? 그릇이나 씻어라"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울림은 바로 선사들의 일상적 깨달음입니다. 새로운 방장으로 취임하는 날 아침, 상서로운 조짐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문 앞의 눈을 쓸었네"라고 말한 진적선사 하안거를 마친 제자가 "땅을 갈고 수수를 뿌렸다"고 답하자 여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칭찬한 위산선사 진리를 가르쳐달라는 제자에게 ...

19세기 주입식 교육의 비극 《수레바퀴 아래서》 vs 21세기 스스로를 교육한 《일론 머스크》

이미지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저역시 《수레바퀴 아래서》 아래서 책을 꼭 읽고 싶은 필독서 중의 한권으로 마음에 품고 있다가, 기회가 되어 드디어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연속해서 읽은 책이 바로 《일론 머스크 》  자서전(전기) 입니다. 전혀 다른 시대를 다룬 이 두 권의 책을 이어서 읽으며 저는 '교육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100년 전 19세기 독일의 주입식 교육 시스템이 한 천재 소년을 어떻게 파괴했는지 보여주는 책이 《수레바퀴 아래서》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속의 내용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시행되고 있는 교육시스템과 너무나 닮아 있더라구요.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기존의 정해놓은 틀을 깨고 나온 일론 머스크의 어린 시절과 삶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고, 아이 스스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극명하게 대비되는 답을 보여줍니다. 1. 《수레바퀴 아래서》 : 틀에 맞추는 주입식 교육의 비극 소설 속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마을의 기대와 주입식 교육 시스템 속에서 오직 '시험 합격'과 '성공'만을 목표로 달립니다. 자기가 좋아했던 낚시, 산책, 친구들과의 우정 등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것을 포기하고 신학교에 들어가지만, 그곳은 학생들의 개성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규격화된 인재만을 강요하는 곳이었습니다.  결국 한스는 신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아를 잃어버린 채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맙니다. "지치지 않도록 조심하게, 그렇지 않으면 수레바퀴 아래로 깔리게 될 테니까" 소설속 이 구절처럼, 기성시대가 만들어 놓은 철저한 주입식 교육의 수레바퀴가 한 아이의 순수한 영혼을 어떻게 짓눌러버리는지 비극적으로 보여줍니다. 2. 《일론 머스크》 : 기존의 수레바퀴를 뛰어넘어 스스로를 교육한 독서와 탐구 반면 21세기북스의 《일론 머스크》 전기를 보면, 일론 ...

최태성 『역사의 쓸모』 독후감 및 솔직 후기 (삶의 이정표가 되는 책 추천)

이미지
  최근 최태성 강사님의 『최소한의 삼국지』를 정말 흥미롭게 읽고 나서, 자연스럽게 작가님의 다른 저서들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역사의 쓸모』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서두를 잠깐 읽었을 뿐인데도 "아, 이 책은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라는 질문 앞에 머뭇거리게 됩니다. 이 책은 당면한 문제의 답을 찾기 어려울 때, 과거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지름길인지를 다정하게 알려줍니다. 수천 년 역사 속 인물들의 고민과 선택, 그리고 행동의 의미를 짚어보며, 아무리 힘들어도 내 삶을 담담히 걸어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역사가 가진 진짜 힘이자, 이 책이 우리에게 제시해 주는 실질적인 이정표입니다. 1. 역사는 시험과목이 아니라 '삶의 무궁무진한 지도'다 어릴 적 접했던 역사는 연도와 사건 이름을 달달 암기해야 하는 지루하고 골치 아픈 과목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역사는 전혀 다릅니다. 역사는 아득한 시간 동안 쌓인 무수한 사건과 인물의 기록이며,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보물창고이자 콘텐츠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대상을 접하든, 어떤 일을 시작하든 역사 속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입는 옷 등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역사 속에서 함께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성공과 실패를 살펴보는 과정 자체가 곧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가장 명확한 답을 찾는 과정이 됩니다. 2. 18년의 귀양살이, 다산 정약용의 삶이 주는 깊은 울림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해 자신을 꾸준히 채찍질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현재 남양주에 살고 있어서인지, 정약용 선생님의 삶과 유적이 한층 더 친근하고...

[책 리뷰] "역사가 이렇게 쉽고 재미있어도 되나요?" 최태성의 <최소한의 삼국지> 솔직 완독 후기

이미지
안녕하세요! 오늘은 역사 교양서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최태성 선생님의 《최소한의 삼국지》 리뷰를 가져왔습니다. "삼국지는 꼭 한번 읽어봐야지" 마음은 먹지만, 워낙 분량이 방대하고 등장인물이 많아 엄두가 안 나거나 중간에 포기하셨던 분들 참 많으실 텐데요. 저 역시 젊은 시절 10권짜리 전집 삼국지를 읽었을 때는 그 엄청난 양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삼국지를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검색하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거야?"라는 리뷰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 도서관 상호대차로 만난 반가운 책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바로 지역 도서관으로 달려갔지만, 역시 인기 도서라 이미 대출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상호대차 서비스'를 신청했지요. (※ 상호대차 서비스란?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에 원하는 책이 없을 때,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을 집 근처 도서관으로 신청하여 대출받는 유용한 시스템입니다.) 그렇게 기다림 끝에 내 손에 들어온 《최소한의 삼국지》! 역시나 책장을 넘기자마자 내용이 술술 훌륭하게 읽혔습니다. 그 방대한 서사를 이렇게 쉽고 명쾌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최태성 선생님의 해박함과 전달력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 한눈에 정리하는 삼국지 5대 핵심 사건 책에서는 방대한 삼국지 속 수많은 이야기 중, 전체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 사건 5가지를 중심으로 명확하게 정리해 줍니다. 1. 도원결의(桃園結義) : 신의로 맺어진 약속 의병 모집 공고문을 보고 만난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장비의 집 뒤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은 사건입니다. "비록 우리가 한날한시에 태어나지는 못했으나, 한날한시에 죽기를 원하나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이 '신의' 하나로 생사를 함께하기로 맹세하는 모습은 정말 멋지고 가슴을 울립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이...

[책 리뷰] '싸다'와 '넣다'로 풀어낸 동서양 문명의 차이, 이어령의 《보자기 인문학》

이미지
  최진석 교수님께서 인문학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고 정의하셨듯, 인문학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사물과 행위 속에 담긴 삶의 결을 읽어내는 작업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 故 이어령 선생님의 《보자기 인문학》입니다. 보자기는 책이나 선물을 싸는 네모꼴의 흔한 천에 불과해 보이지만, 이어령 선생님은 이 작은 보자기 하나를 통해 동서양 문명과 한국 문화의 본질을 놀라울 정도로 명쾌하게 풀어냅니다. 1. 한국·일본·서양 문화를 가르는 보자기의 세계 보자기는 네 귀퉁이에 끈이 달려 있어 작은 소품부터 이불처럼 큰 물건까지 유연하게 감쌀 수 있는 신축성을 가집니다. 저자는 이 보자기라는 키워드로 한·일·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대조합니다. 한국의 조각보: 서민의 생활용품이자 고유의 예술작품으로, 일본에는 존재하지 않는 한국만의 고유한 문화입니다.  일본의 문양과 브랜딩: 일본에는 조각보나 자유로운 신축성은 없지만, 보자기의 문양을 상점의 상표로 사용하는 ‘브랜드’ 개념이나 목욕탕에서 사물을 싸는 용도 등 고유의 정교함이 발전했습니다.  서양의 가방 문화: 한국이 책을 보자기에 ‘싸서’ 다녔다면, 서양은 트렁크나 가방에 ‘넣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2. '싸다'와 '넣다' – 부드러움과 딱딱함의 문명사 이어령 선생님은 ‘싸다’와 ‘넣다’의 행위적 차이 가 동서양 문명의 결정적 갈래를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넣다 (서양): 가방, 트렁크, 박스 등 물건을 넣는 도구는 나무에서 쇠로, 점차 딱딱한 재질로 발전합니다. 딱딱한 틀 속에 대상을 맞추는 방식입니다. 싸다 (한국): '싸기' 위해서는 도구가 비단이나 모태처럼 부드러워야 합니다. 이는 어머니의 부드러운 뱃속에서 태아가 감싸져 있는 생명의 근원적 모습을 상징합니다. 구분 서양 문명 (넣다) 한국 문명 (싸다) 육아 문화 딱딱한 틀에 아이를 넣는 요람 아이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 포대기 식기 문화 찌르고 잘라내는 날카로운 포크와 나이프 천지인(天地...